ketty 2001. 4. 13. 12:47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누가 말했나요?
아마도 찬란한 슬픔을 노래한 시인처럼 눈물겹게 피어나는 생명의 모짐에 대한 역설은 아닐
는지요?

목련이 피어나고 또 떨어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저녁에 목련나무 아래 차를 세워 두었습니다.
지난 겨울처럼 눈이 많이 왔을 때는 벌벌 떨면서 힘든 발걸음을 떼어놓던 그 목련 나무 아
래입니다.
아침에 나와 보니 그 꽃잎들이 자동차 위에 여기 저기 떨어져 있더군요.
잎 3개를 주워 가지고 와서 사무실 컴퓨터 위에 올려 놓았죠.
그 꽃잎들에서는 궁색을 넘어선 당당한 삶이 보입니다.
꽃들은 그들이 사는 물리적 환경이 벼랑일지라도 그 벼랑에서 버텨내고 거슬러 올라가는 힘
을 가진 듯 합니다.

이제 서서히 밤색으로 변색되어 가는 목련꽃잎을 바라봅니다.
그 속에서...
유한함을 숙명으로 가지고 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사는 삶을 봅니다.
사월은 생명이 탄생하는 계절입니다.
사월에는
우리도 맑은 물에 가끔은 영혼을 행구어야 하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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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계절을 노래한다.

꿈의 계절아.
무지개빛 찬란한 계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