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교향악 바야흐로 봄의 교향악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힘차게 그 지휘봉을 진달래를 향하여 내어 젓습니다. 뒷산 진달래가 화들짝 피었습니다. 산허리를 감아 돌며 모데라토로 연분홍 물빛이 듭니다. 연분홍 진달래 군락이 산허리를 감싸 돌 때쯤이면 지휘봉은 누구누구네 집 뜨락마다.. 흐르는 강물처럼.. 2002.04.01
풀잎아 어디 있느냐? 짬을 내어 뒷산에 올랐어요. 초록으로 물들 준비를 하는 산이 토해내는 숨소리가 한결 가빠지는 듯.. 그렇게 산은 거기 있더군요. 산은 진달래가 지배하고 있어요. 엷은 선홍빛 진달래... 님 그리워 접동새가 우는 밤에 핀다죠? 잡목들 사이사이로 고갤 내미는 할미꽃이며 도라지.. 또는 무명의 풀들이 .. 흐르는 강물처럼.. 2002.03.29
겨울비??? 내리는 날 버스를 타고 가다 내려야 할 정거장을 놓쳐본 경험이 있나요? 물론 한 두번쯤은 있겠지요... 하지만... 내려야 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내리지 않은 경험은 있나요? 후훗... 난 가끔 그랬어요. 시계바늘처럼 항상 같은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데도... 그냥 서너 정거장을 지나쳐 내렸단 말입니다. 왜 그랬.. 흐르는 강물처럼.. 2002.02.22
12월, 스키장에서 병풍처럼 빙 둘러선 산등성이 위에는 옷 벗은 나뭇가지들이 부채살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부채살의 배경은 아주 맑은 가을하늘색을 하고 있고요. 저렇게 맑은 하늘을 본지도 꽤 오래 되었지. 지금이 가을인가 하는 착각이 들더군요. 아니, 이곳엔 어쩌면 채 떠나지 못한 가을의 뒤끝이 서성이고 있지나.. 흐르는 강물처럼.. 2001.12.21
또...가을을 보내며. 창문을 열어 봅니다. 유리창을 거치지 않은 햇살이 이제는 제법 깊숙한 곳 책상 모서리까지 비칩니다. 언젠가 책꽃이까지 햇살이 비치면 동지(冬至)쯤이 되리라. 새 색시가 시집와서 김장 서른 번 담그면 늙고 마는 인생..(피천득) 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또 몇 번째인가의 김장을 담그겠지요. 어린 .. 흐르는 강물처럼.. 2001.11.12
물소리 새벽녘 비오는 소리에 잠을 깬 날은 하루 종일 정신이 맑습니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청명한 소리가 머리를 맑게 씻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비온 후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평소에 말라 있던 계곡에서 물이 흐르고 있으면 다가가 만져 봅니다. 그 물이 내는 소리도 만지고 싶습니다. 물은 흐르는 속성이 .. 흐르는 강물처럼.. 2001.08.13
마술피리 비가 내립니다. 비오는 날의 해안이 궁금해 가라앉은 하늘을 이고 해변을 향해 달립니다. 썰물... 궁평리 해안은 갯벌이 검은 몸을 그대로 드러낸 채 누워 있었습니다. 해안따라 길게 이어진 해송 숲, 모래 밭, 그리고 검은 갯벌.. 해송이 우거진 바닷가에 빨간 우산을 쓴 연인이 거닐고 있습니다.. 비오.. 흐르는 강물처럼.. 2001.07.08
저녁바람이 부드럽게 요즘은 창문을 거의 열어 놓는 데 저녁바람이 부드럽습니다. 바람은 시시때때로 그 느낌이 다른데 지금 이 바람은 무척이나 부드럽습니다. 플라타너스 잎의 흔들림이 보일까 말까한 정도의 양순한 바람입니다. 그러고 보니 생각이 납니다. 청평호반 주변의 안개 마을(칼럼 9호.안개가 아름다워서 제가.. 흐르는 강물처럼.. 2001.06.19
흐르는 강물처럼.... 친구여! 나는 지금 저문 남한강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산을 돌아 마스막재(마지막고개)를 넘으면 거기 강이 있습니다. 고개 아래로 보이는 강줄기는 지금 막 노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마을을 가로질러 개울이 흐릅니다. 그 개울 건너 마을은 아침에 햇살이 일찍 들어 양짓말, 반대편은 음.. 흐르는 강물처럼.. 2001.05.16
나무 옆에서 이곳은 정말 비가 오기 싫은가 봅니다. 땅바닥을 겨우 축일 듯 말 듯 그렇게 며칠째 하늘이 찌푸리고만 있습니다. 피워내야 할 잎들은 많은데 목축일 물이 부족한 나무들은 힘겨워 하는 듯 보입니다. 어쨌거나 새싹들은 윤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제 여름이 되고 저 새싹들이 무성하게 짙푸른 녹음.. 흐르는 강물처럼.. 2001.05.09